2026 아트갤러리
3월
"사람들은 겨울나무를 보고
정지된 상태라거나 혹은 생명이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무의 내부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흐르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을 잠시 내려놓고,
오직 땅속 깊은 곳으로 뿌리를 내리는 일에만 몰두한다.
성과가 보이지 않는 날들 속에서
묵묵히 내면을 채워가는 과정은
바로 이 겨울나무를 닮았다.
이 전시는 그 고요하고 치열했던 축적의 기록이다."
윤예슬 작가는 겨울나무가 지닌 '보이지 않는 생명력'에 천착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열매 대신,
혹독한 계절을 견디며 땅속 깊이 뿌리 내린 그 힘이
결국 존재를 살린다는 믿음에서 작업은 시작된다.
작가는 성장의 증거를 외부의 박수가 아닌
내부의 지속에서 찾는다.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고,
흔들림 끝에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낸
'조용히 축적된 시간들' 이 어떻게 한 존재를 더 단단하게 빚어내는지,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구성하여 펼쳐 보인다.
이번 전시는 각자의 겨울을 지나고 있는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확언이며, 깊은 위로의 기록이다.
사람들은 겨울나무를 보고 '멈춰 있다'거나 '죽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나무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잎과 열매를 만드는 대신 모든 에너지를 땅속 뿌리를 뻗는 데 집중하듯,
모든 성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소리 없이 시작된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찰나의 순간에도 내면의 변화는 이미 일어나고 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듯한 정지된 날들조차 성장의 필연적인 일부다.
겉으로 자라지 않는 시간 동안 나무가 땅속 양분을 흡수하듯,
우리 역시 침묵 속에서 보이지 않는 시간을 성실히 쌓아간다.
기다림은 결코 비어 있는 공백이 아니며,
안이 먼저 자라기 위한 고결한 축적의 과정이다.
얼어붙은 땅속에서 뿌리를 뻗는 일은 끊임없는 흔들림과 저항을 마주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 흔들림이 없었다면 뿌리는 자신만의 방향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성장의 속도는 타인이 아닌 오직 나의 호흡으로 결정되는 것이기에,
어둠 속에서 내 안의 리듬을 믿고 나아가는 자만이 자신만의 길을 얻는다.
추위를 견디며 갈라진 나무의 껍질처럼,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더 이상 아프지 않은 형태로 우리 곁에 머문다.
아픔은 잠시 우리를 멈춰 세우지만,
그 자리에 서서 비로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성찰하게 한다.
고통은 삶의 새로운 경로를 만들고,
상처와 생각 사이의 틈에서 나무의 나이테처럼 우리는 자라난다.
무너진 자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기준이 세워지는 새로운 토양이 된다.
낡은 잎을 떨궈내야만 다음 계절을 준비할 수 있듯,
붕괴는 새로운 질서를 수립하기 위한 필수적인 서막이다.
다시는 무너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재설계할 때,
과거의 실패는 가장 단단한 거름이 되어 돌아온다.
겨울나무는 무거운 잎을 스스로 떨궈냄으로써 혹독한 계절을 버텨낸다.
성장은 더 많은 것을 움켜쥐는 일이 아니라,
얼어붙지 않기 위해 삶의 불필요한 무게를 덜어내는 과정이다.
굳어버린 강함보다 바람에 몸을 맡기는 유연함이 결국 우리를 부러지지 않게 하며,
비워진 가지 끝에서야 비로소 새로운 계절의 숨구멍이 트인다.
겨울나무가 성장을 멈춘 듯 고요에 침잠하는 것은,
타인과 경쟁하기보다 자신의 내부를 가장 깊숙이 들여다보기 위함이다.
시선을 외부가 아닌 나이테 안쪽의 심연으로 돌릴 때,
비로소 상처 입은 과거의 나와 마주 앉아 조용히 손을 맞잡을 수 있다.
그 깊은 화해는 전진하는 행위보다 더 위대한 진전이며,
다시 깨어날 생명을 준비하는 가장 경건한 의식이다.
성장의 증거는 눈에 보이는 성과가 아니라,
매서운 바람 앞에서도 자리를 지켜낸 나무의 태도에 있다.
성장은 완벽한 열매를 맺는 결과가 아니라,
발치에 남은 흔적들이 지나온 겨울을 무사히 관통했다는 승전보(勝戰報)다.
홀로 견딘 시간들이 모여 마침내 숲을 이루듯,
이 작업은 보이지 않는 시간이 빚어낸 지속의 증거들이다.
쌓인 눈은 나무를 짓누르는 무게 같지만,
사실 대지의 온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덮어주는 이불이 되기도 한다.
시련이라 여겼던 환경이 오히려 나를 보호하고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차가운 현실은 비로소 아늑한 요람으로 변한다.
고립의 시간은 단절이 아니라,
다음 생애를 위해 온전히 나를 보호하는 따뜻한 단절이다.
겨울의 끝에서 나무는 모든 영양분을 작은 눈(芽) 하나에 응축시킨다.
겉으로는 여전히 마른 가지일 뿐이나,
그 안에는 수천 장의 잎과 꽃을 피울 거대한 우주가 압축되어 있다.
긴 축적의 시간이 임계점에 도달했을 때, 존재는 비약적인 도약을 준비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치열하게 팽창하는 생명의 긴장감이다.
얼어붙었던 수액이 다시 흐르기 시작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진동에서 시작된다.
땅속 깊은 곳에서 끌어 올린 뿌리의 힘이 줄기를 타고 끝단까지 전달될 때,
존재의 맥박은 다시 고동친다.
멈춰 있던 시간들이 실은 흐르기 위한 준비였음을 증명하듯,
내면의 생명력은 마침내 존재 전체를 관통하며 찬란한 기지개를 켠다.
성장은 고정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계절의 순환에 몸을 맡기는 영원한 과정이다.
하나의 겨울을 무사히 통과한 나무는 이전의 나무와 같지 않으며,
더 깊은 뿌리와 단단한 나이테를 가진 채 다시 시작점에 선다.
완성이라는 마침표 대신 지속이라는 쉼표를 찍으며,
존재는 매 순간 자신만의 고유한 숲을 확장해 나간다.
시각예술가로서 존재의 심연과 성장의 과정을 회화적 언어로 탐구하며,
예술의 치유적 기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웰니스 아트(Wellness Art)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동국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예술 명상과 심리 상담을 결합하여
현대인의 멘탈 헬스를 보듬는 '치유적 시각 서사' 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19년 대한민국 힐링 미술대전 수상을 기점으로,
다수의 공공기관 및 교육 현장에서 예술을 통한 정서적 회복과 성찰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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