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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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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14 ‘수원화성국제음악제’를 보고
작성자 박종일 작성일 2014-06-23 01:45:05 조회수 1884
경기도의 수부도시 수원시는 문화향기 흐르는 ‘문화예술의 도시’이다. 문화예술의 도시 수원시에서 무더위를 시원하게 식혀줄 음악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 14일 제1야외음악당에서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과 수원시립교향악단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시작된 ‘2014수원화성국제음악제’이다. 120만 수원시민의 문화예술 수준을 한층 더 높여줄 이번 행사는 ‘랑데부-문화, 음악 그리고 전통의 만남’이란 주제로 21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과 경기도문화의전당 등에서 열린다. 이와 함께 수원시내 곳곳에서 ‘프린지콘서트와 힐링 작은음악회’도 함께 열리고 있다. 수원화성국제음악제는 내용과 규모면에서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음악제보다 절대 부족함이 없다. 또한 시민들의 호응과 참여열기도 대단하다. 17일 화요일 오후 7시, 수원화성국제음악제를 시민들에게 홍보하고자 수원SK아트리움을 찾았다. 이날 수원SK아트리움에서 펼쳐진 음악제는 한국고유의 ‘고전음악’이다. 한국고유의 고전음악은 어느 음악보도 친근감 있고, 부담이 없다. 그런 이유일까? 중장년층의 시민들이 대거 공연장을 찾았다. “이렇게 늦으면 안 되지. 공연은 30분전에 도착하여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보는 거야, 난 장사익의 황혼길과 찔레꽃이 너무너무 기대된다.” 50대 초반의 주부 다섯명이 나누는 대화에 기대와 설렘이 가득하다. 한국고유의 고전음악 공연은 웅장하고 화려한 대취타의 무대로 문을 열었다. 조선시대관리의 행진음악으로 부는 악기인 취(吹)악기와 타(打)악기로 연주하는 대취타를 관현악 형태로 재편곡한 작품이다. 지휘를 맡은 원일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최연소 예술 감독이다. 그의 신들린 지휘에 관객들이 푹 빠져들었다. 특히 꽃잎, 아름다운 시절, 이재수의 난, 황진이의 영화음악 연주는 오금이 오싹할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협연한 가수 이안의 ‘물고기자리, 아리요’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힘내세요!'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당장은 힘들지만 저 언덕을 넘으면 좋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잖아요. 이 고비를 잘 넘겨서 멋진 삶을 살기 바랍니다.”라는 노래가사의 ‘물고기자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준다. ‘아리요’는 어려웠던 IMF를 온 국민이 다 함께 이겨내고, 서울시청 앞을 붉은 파도로 물들이며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던 대한민국 국민에게 1% 가능성만 있더라도 인생은 역전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에 왠지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우리나라 최고의 소리꾼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장사익’이다. 장사익의 ‘황혼길과 찔레꽃’은 울며 노래하고 춤추고 사랑하며 살았던 장사익의 삶이 들어있는 듯 했다. 최고의 소리꾼이 토해낸 그의 노래 소리에 심장박동이 멈춰버린 느낌이었다. 한국 고유의 고전음악 마무리는 전통예술을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사물광대의 사물놀이 협주곡으로 마무리되었다. 2시간가량 이어진 고전음악에 폭 빠진 시민들은 시간가는 줄 몰랐다. 대한민국 최고의 음악을 즐겼다는 것이 꿈만 같다. 그것도 저렴한 관람비로.... 고전음악을 함께 즐긴 집사람은 “오늘저녁은 먹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수원시민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요”며 100% 만족감을 보였다. 세계최고를 자랑하는 음악제보다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수원화성국제음악제는 21일까지 계속된다. 18일에는 수원시립교향악단이 첼리스트 지앤왕과 함께 세계로 비상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래식을 만나볼 수 있고, 19일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헝가리국립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과 헝가리 수교 25주년을 기념한 연주를 준비하고 있으며, 20일은 이스트만 음악대학, 줄리어드 음악학교 교수로 재직중인 클라리네티스트 존 메네시와 오랜만에 피아니스트로 돌아온 김대진의 연주로 리사이틀을 선보일 예정이다. 연일 지속되고 있는 초여름 더위에 지쳐있는 몸과 마음을 충전시켜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면 수원화성국제음악제를 추천한다.